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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dition of Body
Dominique Baqué | Art Critic
Art Press, N°333, April 2007, France



진주 빛 회색에서 무연탄 빛 회색까지, 전체적으로 회색 빛이 감도는 고상함과, 그러나 검소함을 가진 마티에르 (matière, 재료)들: 빽빽한 모직, 두꺼운 면직물 그리고 린네르. 직각 구성법과 선들의 교차 법으로 이루어진 두드러진 감각: 성지연의 조형예술 세계는 검소하다. 시선을 흩뜨려트릴 어떤 일화도 보여주지 않은 채, 오히려 우리 시선은 발가벗은 이미지와 직면하게 된다. 드물게 보이는 색의 흔적: 석류빛 빨강색을 띤 책, 소파의 섬세한 꽃 무늬 조각. 또한 몇 개의 악세사리: 하얀 색의 도자기 꽃병, 컴퓨터 마우스, 소형 라디오의 이어폰, 노래를 하고 있는 새는 들어 있지 않는 빈 나무 새장, 한 여인의 근심 거리만이 비추어 지고 있는 거울, 그러나 이 거울은 « 화장을 하고 있는 여인 » 의 회화적 코드와는 절대적으로 대위적 관계이다. 한 젊은 남자가 악기를 연주 하는 듯한 손 모양을 흉내내고 있으나, 기타는 잔인하게도 존재 하지 않는다. 음악 또한 유령처럼 사라져버렸다.

성지연의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다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지 않다. 그 시선들은 전달되지 않는 은밀한 비밀속에 파묻혀 다른 곳을 향해 돌려 있거나 빗겨 나있다. 롤랑 바르뜨의 « obtus » 같이 그들의 몸 역시 자신 스스로를 옭아 매며 갇혀 있는 듯 하다. 완전히 비워진 듯.. 자기 존재로서의 피곤함일까? 세상에 존재 해야 하는 의무감에서 오는 무기력일까?

헤드폰으로 양쪽 귀를 꽉 막은 젊은 여인이 음악을 듣고 있다: 그러나 검은 옷을 입고 몸을 쪼그리고 벽 구석에 기대어 있는 그 젊은 여인의 찡그리고 있는 표정은 상상 속의 그 음악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 보다는 오히려 그 자신의 고통을 더욱 더 환기시켜 주는 듯 하다. 다른 인물인 사무실용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는 젊은 남자의 수척한 옆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차가운 하얀 벽과 함께 존재감으로의 고독을 한 층 더 강조한다: 그의 앙상한 얼굴은 재난에서 살아남은 자나, 망명자 혹은 잃어버린 방랑자의 얼굴과도 같다.

한편, 이 시리즈에서 단 하나뿐인 커플 사진: 사랑의 결속과는 먼, 각자가 자기만의 세계에서 그들만의 음악을 듣고 있다. 자신의 존재만을 인정하는듯한 그 유아론적 인물들, 그들의 갑작스런 존재감이 부르는 본질에 대한 성찰, 결국 사진을 보던 이들을 경직시키며 자신의 고독 그 자체와 만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