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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함의 찬사
Philippe Piguet | Art Critic, Curator


성지연의 사진들은 이상하고 특이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엉뚱하기까지 하다. 그녀가 연출한 사진속의 인물들은 평범한 이웃집 사람 같거나 혹은 친구 같거나, 어디선가 만난 사람 같은 친숙함을 준다. 그러나, 그 인물들은 우리에게 완전히 낯설다. 작가가 만들어 낸 콩트는 다름 아닌 하나의 이야기에서 어느 순간을 떼어내어 어딘가 또 다른,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시공간에 엮어버린 정지된 순간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는 작품 속 인물들의 행위나 몸짓이 해석 가능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성지연은 그녀만의 매력적인 애매 모호하며 이중적인 코드를 이미지안에 장치하여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얼마 되지 않는 생각과 시선들을 뒤엎으며 그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다.

한편, 그녀의 사진들은 단편 영화를 만드는 과정과 닮았다. 작가는 자신이 설정한 인물을 연기할 모델들을 섭외한 후, 심사숙고하여 준비한 작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그 상황에 맞는 미쟝센을 연출한다. 의도적으로 주관성을 배제한 채, 중립적인 느낌의 공간은 보는 이의 시선을 모델들의 자세와 포즈에 집중하게 한다. 주로 근접 구도로 인물들을 촬영하면서, 이미지 안에 상징적인 아이콘을 채우는 방법으로 그곳에 힘있게 존재하며 더 나아가, 기념비적인 인간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한, 이런 존재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작가가 만들어 낸 사진 속 인물과의 일대일 대면을 피할 수 없게 한다. 가능한 전환 방법이 없이, 작가가 만들어낸 단 하나의 장치인 기묘함이 작품안에 녹아나서 형식적이거나 내러티브적인 일화만을 만든다.

성지연의 작품에는 늘 드러나는 이중의 언어와도 같은 무언가가 있어 의구심을 자아내곤 한다.이것은 Entre-Deux 즉, 두가지 것 사이의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다시 말해, 실제적인 것 혹은 그럴 듯 한 것 사이, 평범하며 일상적인 것 혹은 이상한 것 사이, 경험 한 것 혹은 예측되는 것 사이의 간격에 대한 것이다. 또한, 작품을 처음 보는 이들에게 그녀의 의도를 빠르게 눈치 체는 것을 원치 않고, 작품을 오랜 시간 그리고 여러 번 감상하며 그 수수께기의 실마리를 풀어내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이와 같이 작가는 사진 그 자체와 브레송적 사진 미학 « Instant décisif 결정적 순간 » 과 같이 이미지의 순간 포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선택된 내부 공간에서 작업한 성지연의 작품들은 엄격히 계산된 규칙을 따른다. 모델과 의상 선택, 포즈의 세세함과 조명 연출, 그 모든 것이 철저하게 계산되어 있다. 바늘 끝에 집중된 조명 효과, 모델의 목을 조이는 듯 한 검은 리본의 팽팽한 상태, 연출을 위해 선택된 오브제를 향한 강한 시선, 어느 것 하나 우연이 없다. 이러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힌트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디테일을 다 모은다고 해서 이야기 하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미지를 분석하면 할수록 해석의 여지는 많아지고 점점 더 깊은 미궁으로 빠져든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로는 할 수 없는 그 어떤, 그 무엇들, 그녀는 그 모호함의 경계를 말한다. 이런 성지연의 작품은 우리의 시선을 압도하고, 우리는 거기서 빠져나올 수 없다.